대출사기 문자 162% 급증…통신3사, AI 피싱 대응 강화

SKT 범죄 서버 475개 식별·KT 의심번호 9822건 차단 LG유플러스, KISA 음성 스팸 데이터 익시오에 연계

산업 |최아랑 기자 | 입력 2026. 07. 21. 17:17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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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투데이=최아랑 기자| 끊이지 않는 대출 사기 피싱 문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기반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사후 차단 방식만으로는 빠르게 바뀌는 범죄 수법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AI를 활용해 의심번호 사전 봉쇄 등으로 대응을 고도화한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안랩이 올해 2분기 탐지한 피싱 문자 가운데 대출 사기는 62.7%로 가장 많았다. 직전 분기보다 162% 증가했다. 텔레그램 사칭 문자도 같은 기간 71% 늘었다.

사칭 대상은 금융기관이 52.9%로 가장 많았고 정부·공공기관이 39.0%로 뒤를 이었다. 공격 방식은 모바일 메신저 유인이 43.9%, 인터넷주소(URL) 삽입이 40.3%를 차지했다.

이에 통신 3사는 AI와 공공기관 데이터를 활용해 의심번호와 악성 앱, 범죄 서버를 조기에 찾아내는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SKT)은 경찰청과 피싱 악성 앱과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 인프라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악성 앱을 SKT가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로 분석해 명령제어 서버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명령제어 서버는 악성 앱에 개인정보 탈취와 원격 제어 등을 지시하는 범죄 조직의 핵심 인프라다.

SKT와 경찰청은 최근 3개월 동안 명령제어 서버 475개를 식별해 643명의 금전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AI로 분석을 자동화하면서 악성 앱 분석 시간도 약 81% 단축했다.

실제 지난달 12일 제주지역 한 SKT 대리점에서는 대출 상담사의 지시에 따라 유심 제거를 요청한 70대 고객의 휴대전화에서 악성 앱을 발견했다. 대리점이 경찰과 공조해 대응하면서 약 6000만원 규모의 피해를 막았다.

이용자가 문자를 받는 단계에서도 피싱 위험을 안내한다. 에이닷의 ‘AI 메시지’는 스팸이나 피싱이 의심되는 문자에 주의 표시를 제공한다. SKT와 경찰청은 향후 악성 URL과 보이스피싱 의심번호 탐지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과 AI 기반 피싱 의심번호 탐지·차단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KT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로 피싱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번호를 선별하면 경찰청이 ‘서킷브레이커’를 통해 해당 회선을 긴급 차단한다. 서킷브레이커는 경찰청과 통신사가 공동 운영하는 음성·문자 긴급 차단 체계다.

차단된 번호는 7일 동안 이의신청이 없으면 이용정지 처리된다. KT에 따르면 올해 1월 시스템 적용 이후 약 6주 동안 자사 통신망에서 탐지·차단한 피싱 의심번호는 9822건이다.

시스템 적용 전후 6주를 비교한 결과 피싱 피해 신고는 25% 감소했다. 기관 사칭형과 대출 빙자형 보이스피싱 신고도 각각 44%, 40% 줄었다.

KT는 지난 4월 국제정세를 악용한 투자리딩방과 항공편 재예약 스미싱, 긴급대출·유류비 환급금 지원을 사칭한 피싱 사례를 이용자에게 안내한 바 있다.

정식 앱마켓을 거치지 않은 불법 스트리밍 앱이 문자·연락처 권한을 확보한 뒤 이용자 몰래 불법 문자를 발송하는 사례도 함께 알렸다.

LG유플러스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보유한 음성 스팸 신고 데이터를 AI 통화 서비스 ‘익시오’에 연계하고 있다. KISA가 보유한 신고 데이터는 연간 약 1500만건 규모다.

익시오는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해 스마트폰 내부에서 통화 내용과 패턴을 분석한다. 통화 중 스팸이나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면 이용자에게 실시간으로 경고한다.

LG유플러스는 자체 AI가 분석한 스팸 위험 정보를 KISA의 공공 차단 체계와 연계할 계획이다. 신규 스팸 번호를 조기에 식별하고 실제 차단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통신 3사의 대응 방식은 서로 다르다. SKT는 악성 앱과 범죄 서버 분석에, KT는 의심번호의 통신망 차단에, LG유플러스는 공공 신고 데이터와 AI 통화 서비스 연계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통신 이용 단계의 탐지·차단과 함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대포폰의 개통을 막는 조치도 시행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는 대면·비대면 모든 가입 채널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신청자에게 다중 인증 방식의 본인확인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추가 인증에는 안면인증과 행정안전부 모바일 신분증, 당일 발급 주민등록초본 등이 활용된다. 같은 통신사에서 단말기만 바꾸는 기기 변경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명의도용을 통한 불법 개통과 대포폰의 범죄 악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통신업계의 피싱 대응 범위는 가입 단계의 명의도용 차단부터 통화·문자 과정의 실시간 경고, 범죄 서버와 의심번호 차단까지 확대되고 있다. 다만 통신사와 공공기관 간 정보 연계가 늘어나는 만큼 오탐과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을 줄일 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AI와 공공 데이터를 활용하면 피싱 관련 정보를 이용자에게 사전에 알려 경각심을 높일 수 있어 범죄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여러 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공유하면 판단의 신뢰도를 높이고 오탐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를 연계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는 만큼 이용자 동의나 약관 등 적절한 절차가 필요하다”며 “의심 전화가 걸려왔을 때 이용자에게 즉시 알려 경각심을 높이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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